밍느의건강

어느날 갑자기 머리가 하얘진 이야기 (공황장애 or 스트레스성 기억장애)

밍느님 2025. 4.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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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정신없이 바쁘게 살던 어느 날.
진짜 말 그대로, 갑자기 머리가 새하얘졌다.

단순히 “멍하다” 수준이 아니었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지금 뭘 해야 하는지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약간 무서운 상태?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고,
눈앞이 흐릿해지더니 그냥 “텅” 비어버린 느낌이랄까.
기억이 날 듯 말 듯한데, 말은 안 나오고
심장은 쿵쿵 뛰고, 손엔 땀이 줄줄.

“내가 지금 뭐 하려던 거였지?”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혹시 나 뇌졸중인가…?”
그날 이후로, 내 머릿속엔 ‘불안’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물게 됐다.


🧠 기억이 잠깐 사라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정확히 말하면, 그 상황은 기억상실까지는 아니었어.
근데 뭔가 말문이 막히고, 내가 평소처럼 일을 처리할 수 없고,
심지어 누가 말을 걸면 그게 무슨 말인지조차 순간적으로 이해가 안 됐어.

딱 그 순간은 진짜 무섭더라.
"나 무슨 병 걸린 거 아냐?"라는 생각부터 들고,
혹시 치매 초기인가 싶기도 하고.

근데 신기하게도, 10~15분 정도 지나니까
다시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느낌이었어.
그 뒤로도 몇 번 그런 순간이 반복되니까,
이건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가 아니구나 싶더라고.


📍 혹시 나... 공황장애일까?

이런 증상이 처음 있었던 그 날 이후로,
나는 내 상태가 너무 신경 쓰였고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됐어.

의사 선생님이 내 얘기를 듣고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지.

“지금 말씀하신 건 경미한 공황 발작일 수 있어요.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생각이 안 나고,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했던 경험이 반복됐다면
공황장애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전부터도

  • 지하철 타면 괜히 가슴이 답답하고
  • 회의 중 갑자기 불안하고
  • 밤에 잠들기 전에 생각이 많아져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던

그런 날들이 있었는데, 그게 “공황”으로 향하는 사인이었나보다.


🧊 공황장애 vs. 스트레스성 기억장애

근데 여기서 헷갈렸던 건,
내가 겪은 증상이 과연 “공황”인지, 아니면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장애”인지였어.

사실 둘 다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구분이 어려웠거든.

✅ 공황장애 주요 증상

  • 갑작스러운 극심한 불안 & 공포
  • 심장 두근거림, 호흡 곤란, 식은땀, 어지러움
  •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
  • 멍해지고, 정신이 나간 듯한 느낌

✅ 스트레스성 기억장애 (기능성 기억장애)

  • 극심한 스트레스로 단기 기억력이 저하됨
  • 말하다가 중간에 문장이 끊김
  • 방금 한 일, 들은 말을 금방 잊어버림
  • 업무 집중도 급격히 저하됨

나는 둘 중간 어딘가에 있었던 것 같아.
기억은 잊어버리는 건 아니었지만, 생각이 정리 안 되고,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는 게 반복됐거든.


💡 회사 생활과 공황 – 그리고 한계

이게 진짜 무서운 게,
회사에서는 멀쩡한 척 해야 하잖아.

나는 그날도
프레젠테이션 중에 갑자기 머리가 하얘져서
슬라이드를 넘기면서도 머릿속엔 아무것도 없었어.
그 상황에서 표정 관리하고 멘트 얼기설기 붙이고,
“아무 일도 없는 척”하면서 마무리했지.

근데 그날 회의 끝나고 혼자 화장실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어.
“내가 지금 무슨 상태인 거지…”
“이대로 가면 무너질 것 같다…”


🧘‍♀️ 결국 내린 결론 – 쉬지 않으면 진짜 망가진다

그 뒤로는
회사에 반차도 내보고,
주말엔 무조건 휴식,
무리한 약속도 줄였어.

그리고 제일 크게 바꾼 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거.

매일 밤, “오늘 어땠는지”를 짧게라도 쓰면서
머릿속이 정리되고,
그날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붙잡는 느낌이 들었어.


☕ 커피와 과도한 각성 – 뇌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나처럼 스트레스 + 불면 + 과로 + 카페인
이 조합이면 진짜 뇌가 탈나는 것도 당연해.

특히 나처럼 공복에 커피부터 마시고
점심도 늦게 먹고,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커피 두 잔씩 마시던 생활은…
지금 돌아보면 내 몸에 대한 테러였던 것 같아.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지만
과하게 마시면 오히려 신경계 피로를 가중시키고,
불안을 더 자극하게 된다더라.


🎯 어떻게 회복했냐고?

완전히 회복됐다고는 못 해.
지금도 가끔 머리가 멍~할 때가 있어.
근데 이제는 “아, 내 뇌가 지금 좀 과부하 상태구나”라고
스스로 캐치해서, 멈추고 쉬게 됐어.

내가 했던 것들:

✅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 여유 있게 준비
✅ 무조건 3끼 챙기기 (과식 말고 규칙!)
✅ 하루 한 잔 이상 커피 안 마시기
✅ 저녁엔 노폰타임 만들기 (핸드폰 멀리하기)
✅ 밤에 글쓰기 – 감정 정리 & 뇌 비우기
✅ 꼭 해야 할 일만 하기 – 덜 중요한 건 버리기


✍️ 마무리하며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을 때,
그게 그냥 피로 때문이라고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내 뇌가, 내 마음이
진짜로 “나 좀 쉬게 해줘…” 하고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어.

나도 처음엔
“내가 뭘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지?” 싶었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면 진짜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더라.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지금 이 순간이라도 잠깐 눈 감고 심호흡부터 해봐.

그리고… 나처럼 무너지기 전에
몸과 마음, 그리고 머릿속을 잠깐 쉬게 해주자.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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